나의 즐거운 라운드

마늘먹는뱀파이어
2022-12-02
조회수 29

안녕하세요

마늘먹는 뱀파이어^^ 첫인사 드립니다^^

최근 저의 에피소드를 올리려 합니다. 


아침 기온 -4도. 체감 온도 -10도.

완전 무장을 하고, 출근을 했다.

카트를 세팅하고 나의 배치를 보니 여자 4분으로 구성된 팀이었다. 

참고로 1부 마지막 팀이었다.

이미 백은 도착해 있었고, 여유롭게 백을 싣고 여유롭게 광장에 나갔으나...다시 들어왔다. 

사방이 탁트인 광장은 시베리아 같았고, 핫팩으로 재무장을 해야 했다.

다시 광장으로 나간 나는 고객님이 나오시길 기다리며, 겨울을 실감하고 있었다.

그런데 아무리 기다려도 고객님은 나오시질 않았고, 경기과에 무전을 했다. 

5분정도 지나고 고객님들이 나오셨다.


+ - 오차가 거의 없는 나의 매서운 눈으로 스캔한 결과

40대초반 1명, 30대 후반 2명, 20대 1명 

예약은 40대 초반이 한것으로 추정.

그리고! 모두 2곳 이상의 성형은 했다는 추정.

그럼에도 진짜 안생겼다는 안타까움 추가!


가증스러운 샹냥한 미소가 여우주연상 감인 난 "@@@cc에 오신것을 환영합니다~" 인사를 했고

코스로 이동했다. 이동중 마스크를 했는데도 입안으로 바람이 들이 닥쳤다.

그리고 난, 추위에 움추려진 내 몸을 위해 평소보다 더욱 힘차게 구령을 외치며 스트레칭을 했다.

한참 시작했는데...

...............

안따라 한다........ (저 멀리 관리자 누군가 볼 수도 있기에 스트레칭은 꼭 해야 한다.)

나만 했다....... 

민망함은 내려두고 첫홀 진행을 시작했다.

"1번 par4홀 입니당~ 좌측은 ob이고, 우측은 해저드 입니당~"

.............

조용했다......

안친다........

칠생각이 없어 보인다......

4분 모두 너무 춥다며 옷깃에 머리를 숙이고 덜덜 떨고 있었다.

엥? 아...뭐지? 

이때 40대 초반 고객님께서 말씀하셨다. 

"언니! 우리 아직 티업시간 안됐잖아. 2분 남았잖아. 서두르지마. 우리 서두르는거 싫어해. 그리고 우리 막팀이잖아"

그때 순간 난... 이 추운 날씨에 내 머리속에 불을 지펴지고, 

내 마음속에 불이 타올라 , 실제 온몸에 뎁혀지는 기분까지 들기 시작했던것 같다.

"네 고갱님~ 그런데 첫 팀이 나인턴 하면 저희 뒤로 따로 옵니다. 그리고 저희 티업시간 이제 됬으니 시작하시겠습니다~^^"

이렇게 나의 라운딩이 시작되었다.


40대 초반 티샷! 굿샷! 130~140m 정도 날아간것 같았다. 페어웨이 중앙으로.

30대 후반 1번 고객 티샷! 땡~~~구르르르 .... 바닥으로 기어가서 페어웨이도 못들어갔다.

30대 후반 2번 고객 티샷!  툭! 공 자체가 아예 맞지도 않았다! 다시 친건 물속으로 (물속까지 대각선 50미터)

20대 후반 티샷! 굿샷! 100미터는 날아간것 같다. 공이 떠주어서 감사했던 순간이었다.

그동안 우리 앞팀은 홀아웃을 하고 다음홀 티샷을 하는 모습이 보이지 말았어야 했는데.. 

속이 답답.. 울화통터짐 부터.. 여우주연상 손해배상 청구 들어올 정도로 표정관리는~ 곱게 접어 하늘위로~

난 나의 노련미로 "묻안따안" 클럽을 쥐어주고 거리를 불러주었다.

그런데, 그 어떤 클럽을 쥐어주어도 30대 후반 2명은 50미터 이상 나가는 클럽이 없었다.

돌아 버릴것 같았다. 

안추웠다. 

마스크도 벗었다.

나는 소리쳤다.

"가지고 계신 걸로 1번 더 치세요~요~요~"


그나마 40대와 20대는 4온 5온은 해주어서 얼마나 든든한 조력자였는지 모른다.

그런데... 쩝.... 

몇홀이 지나고 나서 부터... 

기온이 급격히 올라가면서 부터... 

고갱님들이 옷을 하나둘 벗기 시작했다.

옷을 계속 계속 벗어 재낀다.... 

그리고 넷 다 휴대폰을 꺼내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나 진짜 몰랐다. 이제부터 시작인줄......

하나도 아니고 둘도 아니고 넷이 찍어 재끼는데, 쉬지 않고 계속 찍는다.

쉴틈도 없었겠다싶다. 공치는것도 바쁜데 사진까지 찍어야 하니 저분들도 고생이 많아 보이긴했다.

정신이 없었어 못봤는데.. 고갱님들이 제각각 가져온 쇼핑백은 먹을것이 아니고 로스트 볼이었다.

그리고, 텀블러~

알고 보니 20대는 모델이었고 40대 초반 고갱님은 텀블러와 관련된 사람 같은데, 

골프장에서 텀블러 홍보 사진을 찍으려고 하신것 같다.

40대 고객님은 그걸로 갖가지 포즈를 취하며 셀카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카트 위치까지 정해주며 찍고,

다양하게 부담스러운 표정까지 연출하며 계속 사진을 찍는 나쁜짓도....했다.

20대 고객역시 미소만발 셀카 동영상을 찍으며 코스를 뛰어댕겼다. 겨울이라 코스에 꽃이 없어서 꽂아줄수 없었다.

그와중에 난 진행을 뺐다. 진짜 울엄마한테 일러바치고 싶었고, 주저 앉아서 엉엉 울고 싶었다.

진행협조를 구하든, 내가 뛰어 댕기든, 상관없이 셀카찍으며 해맑게 웃기만 하던 고객님들 (꿈에 나올까 무섭다)

그렇게 우리는  9홀을 마쳤으나,진행이 안된 관계로 바로 10번으로 이동 해야야만 했다.


'9홀 남았다..9홀 남았다..' 

갖가지 기괴한 표정으로 멘탈에 스크라치가 났고, 그런 나를 위해 주문으로 나를 위로했다.

사실 오늘 이정도로도 내가 견뎠다는것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을텐데..

오늘 하루 이미 겪을 만큼 겪은 난데!!


후반도 전반과 다르지 않았다. 여전히 뛰어다니시고 웃고 찍고 못치고.

12홀을 마치고 13번 티샷을 하는데, 20대 고객님.. 슬며시 다가온다...

"언니 정말 죄송한데용. 그린에다가 휴대폰을 놓고 왔눈대 오똫개 하죵? 

얼마 안남은 것만 생각하고,가까우니 내가 다녀오겠다고 했다. 치고 있으라고.

ㅋㅋㅋㅋ

다시 돌아오니, 

한명이 동영상 찍고 

세명은 또 해맑게 코스를 뛰어댕기고 있더라.

그때부터는~!!! 나도 웃음이 나왔다. 

제어할수 없을 정도로 터져나왔다.


" 단단히 미쳤다. 와.. 저 컨셉을 라운드 내내 가져가는건.. 돌아이다.. "


여러가지 셀카를 찍는걸 볼때마다 난 웃음이 터져나왔다. 그리고 꿈에 나올까봐 무섭기까지 했다. 진짜.


 " 어떻게 저게 되지? 주둥이에 마비 안오나?"


15번 홀 도착후, 고객님들은 화장실에 가셨고. 40대 고객님께서 날 부르신다.

"언니! 미안한데. 나 오늘 그날 인가봐. 그거 하나 있어?"

경기과에 전화했고 가져다 주셨다. 이미 경기과도 진행때문에 몇번 다녀갔던 상황이었고, 나의 요청으로 다시한번 코스에 왔을땐,

읽을수 없는 하얗게 질린 표정으로 멍해 있었다. 

그렇게 17번홀 도착!

퇴근을 기다리는 나도 얼굴에 진정한 미소가 나오기 시작했고!

4시간동안 내가 무슨짓을 당한걸까?

이제는 초지일관 천진난만한 미소와 생기발랄한 셀카를 찍어대는 우리 고객님들이 순수하게 보이기까지 했다.

내가 부처가 된걸까? 관세음보살~

17번홀 티샷을 마치고 세컨을 이동하는데, 40대 고객님이 또 나를 부르신다^^

" 언니 진짜 미안한데, 나 티박스에 텀블러 놓고 왔어요.."

진짜 미안하게 말하길래 " 괜찮아요! 가까워요! 걸어갔다 올께요!" 

위에 말했다시피. 다 못치니까. 후반에는 체력떨어져서 더 못치셨으니까?

그렇게 17번을 마치고, 18번까지 라운드를 마쳤다.

마지막홀에 20대 고객님이 첫파를 하셨다.

다들 큰 환호와 축하를 해주셨다.

 "거봐 니가 제일 잘친다니까...."

"프로같애...."

"그것도 동영상 찍었어야 했는데...."

나도 웃으며 축하를 드렸고, 여전히 해맑은 표정을 지으며 고객님 4분은 돌아가셨다.

오만가지 고객님을 만나는게 우리고

오만가지 생각이 들게 하는 라운드 였지만, 돌아보면 즐거웠던것 같다.

그날 생각하면, 밥 튀어 나올정도로 웃음이 난다. 

그러나~ 다시는 뵙고 싶지는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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